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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상속으로

마지막 날

오늘은 내가 다니는 곳의 마지막 날이다.
꼭 2년하고도 10개월 다녔다.

어제는 쉬는 날이라 텐노지에 다녀왔다.
마지막 날이라 낱개로 꺼내 먹을수 있는 과자 준비했다~여유가 없어서 내 수준에 맞는 것으로 골랐다.
작은것은 할머니 한분께 드리려고 만쥬 샀다.
아마도 내일쯤 받게 되실것이다~
그 분은 일주일에 한번 오는 분이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분이기도 하다.

여하튼…
블로그에 쓸 생각은 없었는데 오늘 너무 감동 받아서 기록으로 남겨 두기로 한다.
위 사진은 아침에 출근길에…터벅 터벅 걷다가 그냥 사진한방 찍었는데 역시 찍어두길 잘했다~

오늘은…최근 새로 들어온 40대 파견 사원 두명이 갑자기 쉬는 바람에 정사원 두명이랑 셋이서 일을 했고 평소랑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내가 다니는 곳은 치매 노인들이 대부분으로 75세에서 97세까지 다양하다.
내가 있는동안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거나 양로원등으로 가셨다.)
여하튼…슬슬 할머니들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왔고 두명의 할머니들께는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드렸다.
2년10개월동안 함께한 할머니들로 작별을 할수 있을 정도의 약한 치매? 할머니들이다.
한분은 나를 껴안으며 “가지말라고 잡고 싶다”며 우신다.
나도 말하면서…울컥했다.
또 다른 한분은 “왜 누가 괴롭혀! 왜 그만 둬 ! 놀러 올꺼지!” 하며 울컥울컥 하신다.
헤여짐은 역시 슬픈것인가 보다ㅜ.ㅜ

모두가 돌아간 시간…
마무리 청소를 끝내자마자 옛날 1년반 동안 함께 일했던 책임자 N상이 왔다.
내게 마지막날 온다고 하더니 정말 왔다.
그리고 몇달전 그만둔 T상이 내가 보고 싶다며 고베에서 왔고 오전 일이 끝나서 퇴근했던 주방장 S상이 케잌까지 사가지고 오셨다.
내가 그만 두는것을 서운해 하셨던 운전기사 아저씨도 퇴근을 미루며 참가해 주셨다.
나의 마지막 날이라고 여섯분이나 모이신 것이다.
(현 책임자는 오늘 쉬는 날로 토요일 인사함~)

정말 뭐라고 표현 할수 없이 감사하다.
많은 선물도 받았다~

우선 위에 상자 속에는~

기프티콘~

T상이 준 손수건~

케잌이랑 먹다가 남은 슈크림인데 아이들이랑 먹으라고 챙겨주신 슈크림~
(또…사진 찍기전에 먹어버린 크림 도라야끼 한개도 있슴)

이 보따리는 옛 책임자가 준 선물이다.

내가 일한지 2년째 되는 당일 날도…
옛 책임자인 N상이 일부러 와서 한국과자 한보따리를 주고 간적이 있었다.
당시엔 괜히 이상한 쪽으로 오해하고 ”저 사람 뭐야?“하며 내가 한국사람이라 일부러 장난치는줄 알았다.
괜히 모두 앞에서 민망하기도 했고…
모두에게 하나씩 돌리며 함께 몇봉지 까먹고 나머지는 집에 가져와 아이들이랑 먹었지만 ”역시 이상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다.

옛 책임자 N상은 주방장 아줌마가 말씀 하시길”자린 고비로 여짓껏 과자 한봉지 사온적을 본적 없다!“라는 말을 들은터라 “나한테 왜그래”라는 느낌이 더 컸다.
그런데 오늘도 마지막 날이라고 일부러 와 주었다.그리고는 ”제일 힘든 시기에 와서 참 열심히 해주었다! 파견으로 와서 삼년동안 있는 것이 대단하다! “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책임자 N상은 나보다 한살 더 많다.
나랑은 1년반 정도 함께 일했고 오래전 한바탕 싸움?아닌 불미스런 일도 있었다.
(오래전 블로그에 씀)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일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신경써 줄진 몰랐다.
(최근까지 뒤에서 흉도 많이 봤는데 미안하다~
진정으로 반성 한다ㅠ ) 그리곤 책임자 N상은 나에게 “이곳은 올해 3월달로 문을 닫는다”고 했다.
”확정된 거냐!“ 했는데 ”그렇다“고 했다.
사실 저번에도 N책임자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옛 N책임자에게만 들은 말이라 모두가 알고 있는지 알수 없어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순 없었다. 그래도 당시에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했었는데 오늘은 “확정 되었다”는 말을 들으니….
안타깝다…!

여하튼…
책임자 N상의 선물 보따리에는 곰 쿠션이랑 한국 라면이랑 초코파이~~(이번엔 과자 없슴)

여러모로 조금 색다른 것들이 들어있었다~~~
음~~~뭐랄까!
게임센터에서나 볼수 있을법한~~~음~~~
“…제법 많이 따셨나 보내~ㅎ”
ㅎ~여하튼 감사하다.

집에 돌아갈때 모두와 한번씩 껴안으며 작별을 했다.
주절이 주절이 적었지만…결론은 모두의 덕분으로 여기까지 온것에 감사드린다는 것이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내 나이 52세…
조금은…아니…사실 많이 두렵지만 새로운 삶의 체험의 길로 나는 다시 가야한다.

나…아직도 갈길이 멀었나~?
이제는 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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